평범한 얼굴 속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. '니얼굴, 은혜씨'는 사람의 얼굴에 깃든 삶의 흔적과 감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.

니얼굴, 은혜씨 -" 사람의 얼굴엔 이야기가 있어요"
처음 그녀를 만난 건, 한 장의 그림이었다.
웃는 얼굴이었고, 눈을 꼭 감고 있는 모습이었다.
어쩌면 조금 삐뚤한 선으로 그려진 것 같기도 했지만,
이상하게 그 얼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.
그림 아래에는 작게 적혀 있었다.
“니 얼굴 참 예쁘다.”
얼굴을 그리는 화가, 은혜 씨
정은혜 작가.
다운증후군을 가진 발달장애인이지만,
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"화가"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.
<니 얼굴> 프로젝트는
그녀가 5년 넘게 사람들의 얼굴을 직접 그리고,
그 얼굴에 담긴 감정과 삶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아낸 연작이었다.
처음에는 전통시장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.
“그려드릴까요?”라는 말에 사람들은 조심스레 얼굴을 내밀었고,
은혜 씨는 참 진지하게, 그리고 기쁘게 그들의 얼굴을 그렸다.
그녀는 말했다.
“사람의 얼굴엔 이야기가 있어요. 나는 그 이야기를 듣는 거예요.”
“니 얼굴”이라는 말의 마법
우리는 종종 외모에 대해 함부로 말한다.
못생겼다, 나이 들었다, 피곤해 보인다…
그 말들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누군가를 찌르고 지나간다.
하지만 은혜 씨는 반대였다.
그녀는 ‘그 얼굴이 예쁘다’고 말해주는 사람이었다.
그림을 그려준 후엔 꼭 이야기했다.
“니 얼굴, 예쁘다.”
“너무 멋져요.”
“이 얼굴, 최고예요.”
그 말에 울음을 터뜨리는 이도 있었고,
말없이 그림을 안고 가는 이도 있었다.
사람들은 그 한 마디에 자신의 존재가 ‘괜찮다’는 위로를 받았다.
웨딩드레스를 입은 날
그리고 이제,
은혜 씨는 사랑을 선택했다.
스스로의 삶을 함께 걸어갈 사람을 만나,
결혼이라는 또 하나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.
정장은 약간 크고, 드레스는 소박했지만
그녀의 얼굴엔 확신이 가득했다.
“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요.”
말하지 않아도, 그녀의 표정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.
그리고 나는 생각했다.
‘니 얼굴’은 참 예쁘다고,
그 말은 결국 ‘너는 괜찮은 사람’이라는 뜻이었구나.
당신의 얼굴도 예쁩니다
혹시 요즘 당신이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상처받았다면,
혹은 스스로의 얼굴에 자신이 없다면,
오늘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.
당신의 얼굴은,
어떤 모습이든, 어떤 표정이든
분명히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기억일 겁니다.
그러니 오늘 거울 앞에서 한 번 말해보세요.
“니 얼굴, 참 예쁘다.”
“은혜 씨처럼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.”
© Sosan Daily | 라이프스토리 > 감동 에세이
#정은혜작가 #니얼굴 #사람의얼굴은이야기다 #발달장애인화가 #장애인결혼 #사랑받을자격 #감동에세이
'심리. 인생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《62세? 오빠 아냐, 진짜 아빠야!》 – 전 세계가 놀란 한국 아버지의 동안 비결 (0) | 2025.05.17 |
---|---|
두바이 초콜릿, 입덧에서 세계 열풍까지 – 왜 모두가 열광하는가? (0) | 2025.05.11 |
[마라톤시리즈 #03] 비 오는 날 러닝이 주는 것들 – 젖은 마음, 달리는 삶 (0) | 2025.05.10 |
"아니에요 — 전혀 어리석은 질문 아닙니다" (0) | 2025.05.04 |
[마라톤시리즈 #02] 마라톤 입문자를 위한 준비물 10가지 (0) | 2025.04.29 |